고등학교 3학년인 나, 키미즈카 키미히코는 한때 명탐정의 조수였다.
“너, 내 조수가 되어줘.”
──시작은 4년 전, 지상 1만 미터 위의 상공.
하이재킹을 당한 비행기 안에서 나는 천사 같은 탐정 시에스타의 조수로 선택되었다.
“알겠지? 네가 벌집이 되는 동안에 내가 적의 목을 취할게.”
“거기 명탐정. 내 죽음을 전제로 계획을 세우지 말라고.”
그로부터 3년, 우리는 눈부신 모험극을 펼쳤고── 죽음으로써 헤어졌다.
홀로 살아남은 나는 일상이라는 이름의 현실에 빠져 안주하고 있었다. ……그걸로 괜찮냐고?
괜찮고말고.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니까. 그렇잖아? 탐정은 이미, 죽었으니까.